국민여러분 우리 잘하였지요?
우리는 김치제조공장인 ‘영성유통’이란 회사에 소속된 현장잡부 일꾼들입니다
현장잡부일꾼이란 회사에서 농민에게 밭떼기한 밭에 가서 배추를 뽑고 그 뽑은 배추를
회사로 옮겨오는 현장 일꾼을 말 합니다 따라서 비만 오지 않으면 하루도 빠짐없이 회사에서 사재낀 이곳저곳의 밭으로 동원되어
그곳의 배추밭에서 쓸만한(김치용으로 적당한) 배추를 골라서 칼로 뿌리부분을 자르고 겉잎을 제거하여 망이나 프라스틱 박스에 담아 차에 싣는 작업까지를 하기 때문에 보통 고된 노동이 아니지만 먹고 살려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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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11.11.8)도 날씨는 꾸질꾸질 하였지만 이른 아침부터 하루 종일 영양군 입암면 신구2리 속칭점촌(전못대)이란 곳에서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는 매일 적개는 5명에서 많게는 10여명까지 그 대상의 면적에 따라 배치되어 작업을 하였는데
이곳은 약 5백평정도 밖에 되지 않아 8~9명이작업을 하였습니다 배추 밭은 윗동네(속칭 탑구)로 들어가는
길목으로 약간 언덕 위였는데 소로길 남측으로 밭이 도로와 붙어있었고 북측으로는 옛날
돌담집에 스레트를 얹어 놓은 일자형 농가와 2평정도의 흙집과 볼록으로 쌓고 스레트를
얹어놓은 3분의1평정도의 담쟁이가 기어 올라간 재래식 변소가 있는 집의 싸리문격인
입구에 짐을 풀고(주인은 있는지 없는지 큰개 두어마리와 개조심 표딱지만 추녀에 걸려있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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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라 열심히 작업을 하고 나니 끼니때인 점심때가 되었습니다 밥은 먹고 해야지 어차피 먹고 살려고 일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는 아침에 조그만 느티나무가 있는 그 집의 싸리문 입구 재래식 변소 옆 공터에 자리를 깔고 빙 둘러 앉아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보니 변소 옆에 먹음직스런 쪽파도 있길 레 주인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냥 밟아가면서 몇 포기 슬쩍 뽑아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후식으로 일회용커피도 맛있게 타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먹고 남은 찌꺼기와 잡다한 쓰레기를 버릴 곳이 우리가 보기엔
마탕찮고 주인도 없는 것 같고 또 설사 주인이 있다손 치더라도 깔끔치 못할 것 같아 그냥 앉은 자리에 장난삼아 재미있게
마구 버렸습니다
그런데 우리중하나는 찌게에 넣으려고 가져왔던 대파 찌꺼기와 지저분한 것을 검은 봉지에 담아 변소 담벽 밑에 살그머니 놓는
꽤 착한 동료도 있었지만 우리 모두는 그냥 마구잡이로 버렸습니다 설마 우리가 버린다고 어느 누가 우리를 탓할 수 있는가?
자유민주국가에서 라는 자부심속에 아무 양심의 거리낌도 없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배가 불러 배설이 나올 것 같아 멀리 갈
필요가 있나요 그냥 그 집 변소열고 들어가 담배 푹 푹 빨면서 시원하게 보았습니다 시골촌집 완존 재래식 변소였지만
조금 깔끔하였는데 우리는 그것보다는 내 배속의 배설물에 냄새가 조금 나기에 얼른 주머니에서 담배를 피워 물었고 맘껏 흡입하며 이 변소의 주인이 담배를 피우는지 안 피우는지 알바 아니지만 똥싸러 들어온 난 그냥 담뱃재도 바닥에 톡 톡 톡 아무대나 비벼
댓고 또 다 피우고 나니 꽁초가 남길 레 나오면서 변소 앞에다 던져놓고 발바닥으로 두어번 밟아 뭉개버리고 상쾌한 기분으로 나와 동료들과 커피한잔 마시고 종이컵은 귀찮아서 옆에다 구겨서 던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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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늘 여기에 작업 끝나면 이곳에 뭐 다시 올 일이 있나요 까 짓 거...ㅎ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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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튼 날 그 집 주인이 일어나 외출하려다 집 입구에 위와 같은 것을 목격(사실은 그 집주인은 혼자 살고 있는 남자로 서울사람이었는데 그날따라 몸살감기로 문밖에도 못나가고 방안에서 끙끙 앓고 있었음)하고 혼자 너무 열 받고 기가차서 어떻게 하면
이런 현상을 단칼에 없앨(개선 시 킬) 수 없을까 고민 고민하다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다 판단하고 이렇게 팽팽 풉니다
꼭 이래야만 됩니까?(그 집주인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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