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특집] 틈새품목이 대안품목으로 <상>약용작물 |
기능성 입증 활발·가공분야 무궁무진…세계시장 넘보다 |
한·미 FTA, 한·중 FTA 등 개방화 파고가 거세다. 개방화로 인해 농업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란 암울한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또 한편에선 고령화사회 진입 등으로 웰빙이 부각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농업을 생명산업으로 키우자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사회 화두에 맞춰 틈새품목으로 분류됐던 작물들이 대안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작물이 약용작물과 유기농인삼. 이들 품목은 기능성이라는 옷을 입고 고소득 작물로서의 위상은 물론 생명산업으로의 변화도 시도되고 있다. 신묘년 새날, 이 두 품목의 발전가능성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
약용작물단체 ‘하나로’…생산업무, 농식품부 이관 목청 수입산 범람 등 악재 우려 속 일관성 있는 정책 시급 해외선 수요 늘어 공급부족 사태도…시장 선점 기대 우선 한국생약협회와 한국한약재생산자연합회, 한국생약조합연합회 등으로 나뉘어 있던 약용작물 단체가 하나로 통합된다. 이를 위해 이들 단체 대표자들이 지난 세밑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을 만나 전국 5만여명의 약용작물 재배 농가들을 아우르는 대통합법인 추진 경과를 설명했다. 이들은 “약용작물의 고도산업화 추진을 위한 민간단체 추진정책 창구일원화, 생산통계 및 수급자율관리, 품목별 대표조직 육성, 자조금 관리, 산업인력 양성, 한약재 직거래 사업 등을 위해 약용작물 단체의 대통합을 추진했다”고 통합법인 추진 의지를 밝혔다. 또한 이날 ‘약용작물 생산·유통관련 통계 작성권 위임 및 약용작물 생산인력 교육기관 지정, 전국 10개 지역별 GMP 시설 공동화사업 추진지원(1지역당 50억·500억), 약용식물산업과 신설’등을 건의했고, 이에 대해 유 장관은 긍정적인 검토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법인 설립으로 현재 보건복지부가 담당하고 있는 약용작물 생산업무가 올해 농림수산식품부로 이관될 지도 관심사다. 기존 농식품부와 복지부로 나뉘어있던 생산관련 단체가 통합법인 설립으로 농식품부 산하로 통합되면서 생산업무의 농식품부 이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해보다 거세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회의원 50명, 자치단체장 30명, 국민 5만명의 서명을 통합단체가 추진하고 있어 이관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중엔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도 상당수 있다. 약용작물의 기능성 실험도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임상 실험 등의 기능성 규명은 약용작물의 생존여부와도 연계된다. 따라서 한경대나 세명대, 원광대 등 한의약 특성 학과가 있는 대학 등 산학협동 R&D 강화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물론 끝나지 않은 수급조절제도 재판건이나 FTA 등으로 인한 수입산의 범람이라는 악재도 있다. 또한 나뉘어있던 단체의 통합이 출범 후 진통을 겪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따라서 이 같은 악재를 넘기 위한 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농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현주소와 산업화 가능성=국내에선 다양한 품목의 약용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기후의 변화와 지역마다 특징 있는 토질로 각 지역별로 다양한 품목의 약용작물이 재배될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시장에서의 약용작물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국외 재배지는 축소되거나 재배 환경엔 적합하지 않아 국내 약용작물 산업은 호재를 맡고 있다. 하지만 1차 산업으로 머물러 있는 게 국내 약용작물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약용작물을 가공 등 부가가치 창출 산업으로 재탄생해야 하는 과제도 동시에 안고 있다. 전세계의 약용식물산업시장은 2005년 한국한의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46억달러에 이르며 매년 25% 이상의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적인 소득증가로 인한 천연식물군제재 선호 및 화학물질제재 기피현상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국내 약용작물 생산시장은 2009년도 기준 5만톤 정도로 이는 4000억 규모. 2차 가공산업까지 합쳐도 6500억원 규모 1차 생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생산인구가 5만 명임을 감안하면 1인당 연간 수익이 1200만원 수준에 그친다. 세계시장의 성장세와 비교하면 밑바닥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약용작물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자리 잡을 가능성은 어느 작물보다 높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식물자원이 급감하고 있으나 약용작물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에서의 생산량이 생산비 급증, 농촌 고령화 등으로 급감해 해외시장에서 공급부족 사태가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에서 신약개발 원료를 천연약성식물에서 찾으려고 애를 쓰고 있으나 유럽 쪽에선 식물분포의 다양성이 희박하고 아프리카 쪽은 황무지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어 약용작물 생산이 주춤하고 있다. 약용작물 최대 생산시장 중 한 곳인 중국도 공급량이 부족해 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 해외 업체의 눈길이 돌려질 수 있는 판이 마련된 것이다. 실제 네덜란드 등에선 이미 원료 확보를 위해 한국에 연구소 진출을 꾀했다. 국내에서 정책적으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면 약용작물산업이 오히려 개방화 파고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미니인터뷰/ 박건홍 한국한약재생산연합회 상임의장 “국내 약용작물 다양·질량도 세계 최고” 통합법인 설립…농가 목소리 반영 정부 지원…산업성장 뒷받침 절실 “지황을 생지황으로 팔면 kg당 1500원, 건지황이 되면 4000원, 숙지황으로 가공하면 1만5000원, 숙지황으로 경옥고를 만들면 20만원, 분말로 감기약 신약원료가 되면 100만원이 될 수 있습니다.” 약용작물 통합법인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박건홍 한국한약재생산연합회 상임의장은 약용작물산업의 부가가치를 설명하며 이와 같이 밝혔다. 박건홍 의장은 “현재 약용작물은 우리 농업에 있어 꽃과 같은 존재인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세계가 약용작물자원확보를 위해 사실상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약용식물을 보유하고 질량에 있어서도 최고로 인정받는 우리 약용작물산업은 앞으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효자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약용작물 산업에 대한 정책지원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 박 의장의 설명. 박건홍 의장은 “국가나 개인사업이든 간에 흥한 원인은 타이밍(시기)을 잘 맞췄기 때문”이라며 “우선은 제도와 틀을 만들고 생산농민단체를 육성해 농가들 스스로 자율적으로 자립, 자조 기반을 확대해 나가도록 후면 지원하는 정책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통합법인 설립에 대해서도 박 의장은 “약용작물은 앞으로 농업의 큰 축으로 성장할 것이고 이 시대가 그것을 요구하고도 있다”며 “통합법인 설립과 더불어 틈새품목으로 머물렀던 약용작물이 농업 대안사업으로의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급조절제도 재판건이나 개방화라는 거센 파도가 아직 약용작물산업의 발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5만여명의 재배농가 목소리를 반영하는 법인이 설립되는 만큼 통합법인을 중심으로 농가들의 목소리를 알리고 관철시킬 것”이라며 “올 한해 약용작물산업의 발전을 지켜봐도 좋을 것이며 아마도 놀라운 신산업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몇 년 전만 해도 헛개나무는 하나의 나무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한 해 헛개나무는 식품시장에서 열풍 그 자체였다. 사진은 헛개나무 재배 선구지역인 장흥의 헛개영농조합법인에서 헛개나무 생산 및 관리하는 모습. ‘간 질환’ 효능…장흥 대표품목으로 #우수사례/장흥헛개영농조합법인 약용작물의 발전가능성과 이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엿보게 하는 약용작물 품목이 있다. 헛개나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헛개나무 재배농가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헛개나무 제품개발 역시 미비했다. 하지만 지난 한 해 건강기능식품과 숙취음료시장 을 필두로 한 헛개나무 열풍은 그 어느 작물보다도 거셌다. 간질환 등에 효능이 크다는 임상실험 등이 속속 입증되면서 건강기능식품의 주요 원료 품목으로 헛개나무가 자리잡게 된 것. 하지만 헛개나무의 재배 기간은 보통 7년에서 10년 내외. 따라서 2000년대 초반부터 헛개나무의 성장가능성을 예상하고 재배를 시작한 농가들이 헛개나무 열풍의 수혜자로 등장했다. 2003년 재배 시작…국내 생산량 35% 건강기능식품 ‘열풍’…“없어서 못팔아” 국내 첫 유기농 인증…브랜드 육성 자신 그 대표 주자가 전남 장흥의 장흥헛개영농조합법인 김대일 대표다. 김 대표는 국내 헛개나무 재배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2003년 대부분 방목으로 자랐던 헛개나무를 전남 장흥지역에서 처음으로 재배를 시작한 김대일 대표는 “당시 헛개나무를 처음으로 재배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당시는 헛개나무에 대한 효능도 증명된게 거의 없었고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개념도 지금보다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하지만 헛개나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는 것을 처음 접하고 분명 몇 년 안에 큰 붐이 일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한 그루의 헛개나무도 자라지 않았던 장흥 지역이 이젠 전국 헛개나무 생산의 35%를 넘게 담당하고 있고 지자체에서도 헛개나무를 장흥의 대표품목으로 육성하려 한다”며 헛개나무의 달라진 위상을 설명했다. 김 대표의 말처럼 장흥지역에선 이제 헛개나무를 배제하고 농업을 말할 수 없다. 현재 장흥지역에서만 100여 농가가 헛개나무를 재배하고 있고 가공업체도 생겨나 지역 고용창출까지 일궈내고 있다. 소득 역시 쏠쏠하다. 지난해 말 헛개나무 단가가 1kg에 10만원선에 육박하고 있고 이도 없어서 유통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대일 대표는 “식품업체에서 하루에도 수시로 헛개나무가 있느냐고 문의가 온다”며 헛개나무의 인기를 전했다. 건강기능식품이라는 헛개나무의 특성상 중국산과의 대결에서도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 김대일 대표는 “다른 품목도 그렇겠지만 헛개나무는 특히 국산이 아닌 중국산을 원하는 소비자가 거의 없고 이는 업체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외국산을 완전히 따돌리기 위해 유기농 인증도 국내 최초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헛개나무 성장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말한다. 인근 지역인 보성의 녹차처럼 장흥 헛개나무를 하나의 브랜드로 알리고 이를 통해 관광산업까지 붐을 지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보성은 녹차 하나만으로 농업에서부터 관광산업까지 수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다”며 “장흥의 헛개나무도 이를 넘어서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이를 위해 헛개나무 축제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경욱 기자 |
출처 : [Daum우수카페]귀농사모
글쓴이 : 카페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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