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많거나 고혈압땐 홍삼 부작용
몸에 맞아도 장기 복용은 안좋아
흡연자, 베타카로틴 든 비타민제
임신부, 비타민A 따로 먹지 말길
'이젠 내 몸도 다 되어 가나?'
회사원 최석환(39살)씨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밤샘 근무를 해도 끄떡없었다. 그런데 요즘엔 야근한 다음날은 맥을 못 추는데다 평소 피곤함을 많이 느껴 한달 전부터 종합비타민을 먹기 시작했다. 최씨의 아내는 몸이 약해진 남편을 위해 홍삼을, 최씨의 어머니는 건강에 좋다는 양파즙을 준비했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건강기능식품과 건강보조식품을 몽땅 챙겨 먹는 최씨는 과연 건강해질 수 있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낸 '2011년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을 보면, 건강기능식품 총생산액은 1조3682억원으로 전년 대비 28.2%나 늘었다. 신용주 식약청 영양정책과 사무관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최근 자기 건강관리(셀프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매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건강기능식품 중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홍삼 제품이다. 홍삼 제품은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52.6%(7191억원)를 차지하고 있고, 비타민 및 무기질 제품(1561억원)이 두번째다. 밀크시슬(큰엉겅퀴)이나 헛개나무 추출물과 같은 개별 인정형 제품과 알로에 제품, 오메가3 등이 뒤를 잇는다.
건강기능식품과 건강보조식품 소비는 날로 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식품들을 자신의 몸 상태와 맞지 않게 먹었다간 오히려 건강을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연맹이 2006년부터 운영해온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신고센터'(02-795-1042, 국번 없이 1372)에는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신고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2006년 16건이던 부작용 신고 건수는 2007년 96건으로 늘었고 2011년에도 108건에 달한다.
송호철 광동한방병원 통증재활학과 원장은 "홍삼은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능이 있지만, 혈압이 높은 환자나 몸에 열이 많은 사람, 허약하지 않은 사람, 몸에 음액이 부족한 경우는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삼의 부작용으로는 두통, 안면홍조, 코피, 피부건조, 불면, 신경쇠약 등이 있다. 송 원장은 "유럽과 미국의 보건의료당국에서는 건조인삼분말의 경우 부작용을 우려해 하루 2g으로 복용량을 제한하고 있다"며 "홍삼이 몸에 맞더라도 3개월 이상 장기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지속 복용할지 중단할지 전문가와 함께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삼업체 관계자는 "외국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으며,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식약청이 허용하는 기준치 내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 성분 가운데 특히 주의를 요하는 성분은 항산화성분인 베타카로틴이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베타카로틴을 흡연자가 섭취하면 오히려 폐암의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흡연자가 금연은 안 하면서 건강해지겠다고 항산화제를 생각없이 먹었다간 오히려 건강을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 흡연자라면 종합비타민을 먹을 때도 그 속에 베타카로틴 성분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외에도 구강암, 인후두암 등 두경부암 생존자에게 비타민E(토코페롤) 400단위를 매일 먹게 한 뒤 4~5년 동안 관찰한 결과, 다른 암이 생길 확률이 비타민E를 먹지 않은 사람보다 2.88배 증가했다. 박 교수는 "한 연구에서는 암 치료가 끝난 환자의 50% 정도가 금연, 절주, 운동, 조기검진과 같이 근거가 확실한 건강법을 실천하기보다 건강기능식품 등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운동 등 건강에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우선이지, 건강기능식품만 먹는다고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정 질병을 앓고 있거나 특정 약을 먹고 있다면 더욱 건강기능식품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지닌 사람은 셀레늄을 피하는 것이 좋다. 셀레늄은 갑상선 기능을 높여줄 때 필요한 미네랄이기 때문이다. 당뇨가 있는 사람은 아연과 셀레늄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혈당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지만, 오히려 혈당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글루코사민과 오메가3지방산도 혈당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임신부는 비타민A를 따로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이 내 몸을 망친다>의 지은이 이기호 차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엔자임Q10은 1알에 100㎎이 들어 있지만, 처방약 1알엔 10㎎이 들어 있는 것처럼,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의 경계는 애매모호하다"며 "모든 사람에게 이로운 건강기능식품은 없으므로 자기 몸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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