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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옛날 아련한 추억(追憶)의 초가집◈2014.12.09.

비단초여 2014. 12. 9. 11:03

 

 

그옛날 아련한 추억(追憶)속의 초가집

 

"어머니" 하고 달려가면 ....

 

내가 오는 발자국 소리만 듣고 달려 나오던 검둥이가 뛰어오는........

 

형님들이 누나들 만나던 장소 물레방아간에........

 

꼭 용식이 집 같은데 용식이는 어디가고.......

 

장독 뒤에서 어머니가 나오실 것 같아.....

 

봉숭아 꽃 잘 못 따왔다고 누나에게 알밤 맞던 그 시절이 그리워....

 

큰어머님 댁 장독 같은데....

 

저 싸리 울에 앉아 울던 산새는 어디로 갔을 까?......

 

방문이 덜컥 열리며 "이제오느냐 어서 오너라" 할머니 소리가...

 

할아버지 방인데 인기척이 없으니....

 

복길이 할머니가 좋아하던 꽃인데...

 

가을 걷이를 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고......

 

춘자네도 이사를 가고 옛 집엔 바람이 휑.....

 

할머니가 심어놓은 조.....

 

누렁팅이 호박이 옛정을 일깨워 줍니.......

 

자식들은 다 도시로 가고 두 늙은이만 남은 ......

 

복길이 아버지 흔적이 아직도 따뜻한데.....

 

옛날  여름 삼복 날 동네 사람들 모여 닭 백숙 먹던 ....

 

그래도 도랑 출입이 잦던 양반 집이라 정돈이.....

 

오줌빨 쎈놈들은 서울로 다가고 ....

 

소원을 빌며 작은 돌맹이를 저 돌무덤에 던지며...

 

선생님 호령이 들려오는 듯 오금이 저려 옵니......

 

콩이며 고추며 깨......이녀석들 명절에 오면 주어야지....

 

그래도 우리마을은 정감이 흐르는 사람 살만한 동네였지.....

 

앞 채전에 가꾼 먹거리가 그래도 최고였는데...

 

저 누렁이는 그때 그 누렁이 후손일까?

 

밭 갈이 처음하는 소를 붙들고 다니는 사람을 "소를 이끈다"라고 했는데....

 

늦여름의 한때는 매미소리도 쉬어 가는가 보다....

 

저 꽃 그늘아래서 춘자랑 같이 부른 노래 "나에 살던 고향........."

 

이사 가버린 숙이네 집엔 숙이가 정지에서 불쑥 나올 것 같아....

 

선홍색 입술을 자랑하던 분이를 저 돌 부처는 기억할까?

 

눈 쌓인 겨울밤엔 따뜻한 구둘방 아랫목에서 할머니 옛날 이야기... 

 

동네는 쥐죽은 듯 고요한데 먼데 개 짖는 소리가 아련히....

새벽달 기울고 안개 젖은 옛 동네

철쭉 진달래 흐드러지게 피던

그 봄

올해도 어김없이 애잔한 눈물

배고파 떠난

떵 빈 마을에

그 옛날 여름엔 소쩍새가

피터지게 울었지

 

저 촌노 지고가는

지게위엔

당산골 미륵 보살님이

허기를 면하라고 보낸

식은 밥덩어리가

얹혀 있을까

 

송산/손일수

 

◈아름다운 황혼열차◈
-카페지기 석양노을-

 

출처 : 아름다운황혼열차(黃昏列車)
글쓴이 : 석양 노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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