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의 단상
이곳 영양땅에 온지 벌써 3년차 중반이 지나가는 7월의 마지막주 서울에서 큰 딸애와 내년에 결혼예정인 예비사위가
휴가를 내어 서울에서 내려왔다.
혼자 내려와 생활하는 내가 큰애에게 특별히 음식을 해줄 실력도 없고 하여 복날을 위해 늦봄에 사다 키운 닭을
한마리 잡았다.
엄나무 약재와 오가피 그리고 대추를 넣고 푹 끓이다가 건져내서 다른 솥에 넣고 찹쌀과 대추. 은행 등을 넣고
푹 고우면 나의 방식인 한방 닭백숙이 되고 특별한 반찬 없이도 양념 소금만 있으면 보양식이 되는 것이다.
좀늦은 밤 9시경에 도착 했길레 저녘도 못먹고 달려온 큰애에게 바로 퍼주니 시장이 반찬인지 맛있게 먹었다.
회사일과 늦은 대학공부로 늘 바빠하는 큰애가 모처럼 휴가를 이 애비와 같이 보내고자 내려온 맘을 헤아리는
참으로 기특한 생각도 든다.
이튼날 특별히 바쁜일도 없고 하여 내려온 김에 주변 관광지(청송주왕산의 주산지와 동해바다를보려 영덕 강구)를 둘러 보기로 하였다.
점심은 어제끓인 닭죽과 큰애가 사온 삼겹살 그리고 집에서 딴 풋고추, 깻잎, 상추와 주먹밥 한덩이 참외,수박, 토마토 등 을
간단하게 넣어 가지고 출발 하였다.
초행이지만 첨단 제품인 네비 덕택에 무사히 1차 목적지에 도착 하였다.
영화 '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봄' 에서 하도 인상 깊어 머리속에 각인 돼 찾고 싶었던 주산지를 보게 된 것이다.
번잡하리란 예상 과는 달리 비교적 한산 하였고 넓은 주차장을 갖췄음에도 주차비도 없었다.
더구나 주산지까지 오르는 약 700미터 길은 비포장으로 깔끔하게 훼손 시키지 않고 다듬어 놓아 무척 인상이 깊었다.
주산지에도 영화덕에 무척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잦았음 에도 불구하고 주변 등 이 무척 깨끗이 보전 되어 있어서
내 마음 속까지 흐뭇 함을 느꼈다.
뱃속의 자동시계가 꼬르륵 거려 시계를보니 벌써 오후 1시가 넘어 서고 있었다.
주변에 음식점과 가계들이 있었지만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이 드렁크안에 있기에 적당히 앉아서 식사 할 장소 만 찾으면 되는 것이다.
꼬불꼬불 산길을 오르다 보니 물가나 그늘진 곳에는 여지없이 오지 였지만 피서객들이 점유를 하고 있었다.
계속 오르다가 물은 없지만 한적한 곳을 발견 준비해간 음식을 고기도 구워서 맛있게 먹었다.
다시 출발 큰 고개를 넘어 영덕으로 향하였다.
3시쯤 되어 드디에 동해 바닷가에 도착 하였다.
언제나 처럼 동해는 푸르고 깊고 싱그러움을 안겨 준다.
탁트인 바다의 매력 때문이니라
차에서 내려 방파제로 걸으니 한낱에 폭염이 장난이 아니다.
앞의 푸르름과 시원함과는 대조적으로 뙤약볕에 얼굴을 확 익혀 버린다.
디카 한방 찍고 걸음아 나 살려라 차속으로 줄 행 랑...
횟집 대신 영덕대가가 유명 하니 제철은 아니지만 또 자주 올 수 도 없는 곳이고 하여 대게를 먹고 가기로 결정 강구로 향했다.
십여분을 달려 도착한 강구는 오후가 한참 지났어도 많이 붐비고 있었다.
어시장이라고 쓰인 건물앞에 주차장이 보였다.
일단 들어가 보기로 하고 들어 섰다.
주차 안내를 하던 촌로가 한마디 던진다.
"이곳에 들어 오시면 이곳에서 사야 돼요" 주차장을 제공하니 당연하다는 말처럼...
차를 세우고 썰렁한 건물 보다는 복짝 복짝 거리는 좌측 파라솔 골목으로 들어섰다.
노점상인지 허가 상인지는 모르지만 입구 부터 호객 행위등 치열한 삶의 현장 이었다.
장사지만 게값 균일 인데 먼저 붓잡는 사람이 장땡인 것이다.
그러니 치열 할 수 밖에..."우리것은 무척 싱싱하다 우리는 몇그램 더 준다 이곳은 다 같다" 등 등 호객에 다들 열중 이다.
우리도 골목시장 중간 쯤에서 푹 퍼지고 인심 좋게 생긴 오십대 후반의 아줌마가 싱싱한 것 많이 준다는
말에 솔깃 하여 사기로 결정 하였다.
국내산은 없고 러시아산 대게 일명 '킹크립' 1키로에 2만오천원인데 싱싱한 킹크랩 2.5키로를 5만원에 준다 기에
게발 잘 달린놈 으로 달라고 했다.
아주머니가 한마리씩 들고 확인을 시켜 주었다.
세마리 중 한마리만 두번째 다리 2개가 없고 나머진 다 붙어 있음을 확인하고 오케이 샀다.
먹고 갈거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게를 쪄주는 곳이 따로 있고 찌는 값이 5천원이라 했다.
게값은 다먹고 거기서 지불하라고도 했다.
아줌마 신랑인지 중년 남자가 그것을 들고 따라 오라고 했다.
조금가니 큰 길가 음식점이었다. 서로 분업화 하여 사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파는사람 따로 삶아서 먹는 장소에 음료,술 등 을 제공 해주고 실비를 받는 그래서 일자리도 창출 되고 하옇튼
다른 곳 보다는 앞서 가고 있다고 생각 되었다.
게를 가져간 아저씨가 물이든 함지에 게를 쏟으며 들어가 있으면 게를 쪄다 준다고 하였다.
약 2~3십분 걸린다 고도 했다.
우린 당연히 믿고 홀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기다렸다,
한참 후 다 되었다고 게를 가져 왔다.
그런데 먹는것 갖고 치사 하지만 옯겨 보자.
뭔가 찜찜 했다. 왜 그럴까? 쪄서 가져온 게를 보니 아까 산 게가 아님을 담박에 알아 볼 수 있었다.
살때는 분명히 1 마리만 중간 다리 2개가 없었고 나머진 다 붇어 있었는데
쪄서 가져온 게는 3마리 중 두다리 없던 것은 그대로 였고 완벽 했던 2마리가 찜통에 들어 갔다 온뒤 앞다리 포함하여
5~6개 정도가 행방 불명이 되었다.
너무 표 가 나는 상황 주인을 불렀다.
주인이 왔다. " 아줌마 방금 우리가 사올 때는 다리가 다 있었는데 지금은 없네요?"
주인 왈 "가져 올때 부터 없었는데 무슨 소리냐" 고 도리어 면박을 줬다.
어이가 없었다.
분명 아니라고 목소리 키워 항의를 하니 종업원 등 그 가게안의 온 가족이 합세 하여 몰아 세웠다.
절대 그런 일 없다고 ...
하지만 불과 30분 전에 멀쩡했던 다리는 찜통에 다녀온 후 많이 도망을 간 것이 분명 한데 ... 참
조금 후 게를 판매 했던 풍퍼짐한 아줌마가 나타 났다.
내가 그 아줌마를 보고 "아줌마 아까 살때 분명히 1마리만 가운데 다리 2개 없었고 나머진 다 있었던거 확인했는데 어떻게 된 거예요?"
했더니 그 아줌마 왈 " 자기가 팔 때도 다리는 없었다" 고 잘라 말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불과 1시간도 안 지나고 멀쩡한 정신에 나를 비롯 큰애와 셋이서 바보가 되는 순간 이었다.
순간 나는 "우리 이것 못 먹겠다" 고 했다 하도 기도 안차고 화가 나서...
그때 좀 젊어 보이는 사람(종업원인지주인인지)이 그럼 그러라고 소릴 질렀다.
웬만 하면 참고 먹겠는데... 에라 잘됐다 싶어 일어 섰다.
그 와중에 게발을 몇게 분질렀었지만 그것은 대수가 아니 었다.
문을 열고 나오니 우리의 뒷통수에다 대고 저질 쌍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문을 쾅 닫았다.
"xxx xxx xxx ..."
다시 들어 가려는 순간 큰애가 막아 섰다.
길을 건너 아까 샀던 골목으로 접어 들었다.
아직도 호객 하는 소리는 왁자지껄.. 한 곳이서 파는노점에서 게가 다리가 다 있나 유심히 살펴보는 순간
"그 사람들 에게 게 팔지 마세욧"
어느새 방금 전 식당 그 무식한(?) 덩치가 뒤 쫗아 와서 방해를 하고 있었다.
서로 옥신 각신 싸울 수 도 있었지만 우린 그 골목을 그냥 지나처 주차장까지 왔다.
모 처럼 맘 먹고 왔는데...
그냥 가기도 그렇고 썰렁해 보이는 건물 어시장으로 들어 섰다.
골목 과는 달리 이 곳은 몇 몇 가게 만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입구 옆에서 게사러 왔으면 자기네것 사라고 부부가 동시에 손짓 한다.
값을 물어 보니 골목 보다는 1만원 가량 더 바쌌다.
왜 더 비싸냐고 물으니 더 싱싱 하단다.
저울에 달아보니 확실히 무게도 더 나간다 2키로를 주문하고 5천원까지 디씨 받고 웠층에 가서 쪄가지고 집으로 돌아 왔다.
떠도는 말이 강구에게 사러 가면 바꿔치기가 많다고 들었는데 실제 당해 보니 정말 이었다.
다는 아니겠지만 그져 돈만 벌면 된다는 그런 생각과 행동이 멋진 강구를 썩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나 뿐 아니고 방문 하는 모두가 당했을 거라 생각하니 안타깝고 서글퍼 진다.
더구나 노점상 아주머니의 말 뒤집기도 강구의 씁쓸한 맛을 더욱 아리게 하여 마음이 아프다.